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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케치

2010년 1월 27일 밤

by 오향란 201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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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분위기에 은근한 기분을 실어 남편과 눈길을 맞추고 와인을 들고  칠리와 양념으로 구이한 랍스타의 맛을 비교 음미하며 행복을 훌륭히 연출한 아름다운 밤이었다.

 

 

 

 

 

 

 

음력 12월 13일은 내가 세상에 태어난 날이다. 우리 나이로 쉰여섯살이라고 불리는 내 나이를 날짜로 따져보니 세상에 태어난지 20,076일 째의 날이다. 20,076일, 이 숫자가 주는 의미는 그만큼의 기쁜 일, 슬픈 일을 나와 함께 했다는 것이다. 세상에 한 인간으로 태어나 결코 적지 않은 날들을 살아오면서 마음속 깊이 새기게 된 말이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라는 말이다. 세상은 우리가 삶을 사는데 있어서 호락호락하게 거져 얻어지게는 단 하나도 허락하지 않는다.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성실하면 성실한 만큼 이루어지고, 거짖을 일삼으면 그 거짖만큼, 노력없이 욕심을 내면 그 만큼을 감내해야 한다. 남 보기에 쉽게 잘사는 것 같은 사람도 그렇게 되기까지는 반드시 끊임없이 간절히 원해오던 그 무엇이 있어 소망이 실현된 것일 뿐이지 특별히 예뻐서 세상이 혜택을 준 건 아니다.

 

 지금의 내가 바라고 희망하는 것은 건강을 지키고 남편과 안락한 말년을 보내는 일이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한 결혼생활에서 오는 버거움으로 얼룩지기도 한 삶이지만 나름 최선을 다한 나의 삶은 가슴 저린 절절함이 담겨있는 나의 큰 재산이다. 만족스럽지 못한 삶 앞에 방황을 섞기도 하였지만 그때마다 냉정이란 약을 챙겨주며 충고를 주던 나의 간절한 삶이 지금의 나를 매일 행복하게 한다. 가진 것이 크지 않지만 건강한 남편이 옆에 있어 때때로 바다와 같은 마음을 주고, 자식들은 예쁘고 귀여운 손자들을 잘 키우며 오순도순 잘 지내고, '나는 누구보다 부자다' 라고 최면을 걸고 사니 더 바랄 것이 없고, 세상에 정말로 아무 것도 부러운 것은 없다. 다만 욕심을 낸다면 내 마음에 평온한 정만은 흘러 넘쳐 접촉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전파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1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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