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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광주

티벳박물관에서 죽음체험을 하다 (전남 보성)

by 오향란 201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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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보성 대원사(大原寺) 티벳박물관

 

 대원사 티벳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되어있으며 100여 점이 넘는 티벳불교 문화를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마니차

지난 10월에 샹그릴라에서 티벳불교 문화를 느끼고 와서 그런지 티벳박물관이 친밀감이 든다. 소원을 말하며 돌려보던 마니차도 있고... 

 

 

 

 

 

 

 

 

티벳인들은 천장의식이라 하여 죽어서 시신을 새들에게 주는 장례의식을 치른다. 사람이 죽으면 이미 혼은 몸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망자의 시신을 살아있는 새들에게 보시하는 것이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티벳인들의 삶은 가난하지만 행복지수는 높은 편이라고 한다. '왜일까'라는 물음은 필요가 없을 듯 싶다. 거기에는 버릴 줄 아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테니까...

 

 

 실제의 관에 누워서 죽음체험을 했다.  

 

죽음체험은 남은 삶을 사는데 참으로 도움이 되는 체험이었다. 죽음에 대해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편히 움직이기 조차 힘든 작은 공간이 전부인 관안에 누워서 내가 만약에 3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면 하는 생각을 하니 만감이 교차하고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난다. 3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고 해서가 아니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진리를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에 누워서 알량한 이기심은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죄를 짖는데 일등공신이었던 욕심과 욕망, 그외에도 버려야 할 것들이 많다. 움직이기 조차 힘든 작은 공간이 죽어서 전부인데 복잡한 것들을 머리에 이고 내려놓을 줄을 몰랐으니... 죽음체험은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내게 주었다. 심신에 걸머지고 있는 욕망의 무게감을 줄이면 죽음의 두려움도 덜어진다는 것을... 

 

 

하느님께서는 나를 아주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다. 스스로 깨달지 못하는 것은 언제나 체험을 하게 해서 깨달음을 주시고 이렇게 타종교에 까지 이끌어 죽음체험을 하게  해서 남은 삶에 지혜를 주고 계시니 말이다.

 

 

 여행일 (2009.12.26) 

 

어제 병원 대기실에 앉아 책을 뒤적거리다가 "누구나 시한부 인생이다 오늘을 지혜롭게 살자" 라는 글을 보았다. 대장암 말기를 극복한 어느 변호사가 쓴 책으로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그런 것이리라... 삶이 이러하듯 내일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죽는데에 있어서도 때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다. 형편에 차이로 죽을 때에 호사를 누리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겠으나 결국은 누울 정도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오늘을 지혜롭게 살자'라는 말은 삶의 번뇌를 잘 다스려서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 행하는 길이 아닌가 싶다.

 

 20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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