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기분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으며 맘 놓고 울 장소가 없어서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하지만 아침 문 밖을 나서면 끝없는 일과 싸우기 위해서 마음 속으로 무수히 기도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속담을 꺼림칙하게 여기지만 최고의 자랑은 자식이다. 아버지는 자식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를 닮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기대를 벗어난 자식에게 괜찮다 하지만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자책에 속으로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자식이 밤 늦도록 들어오지 않을 때에 슬금슬금 현관을 쳐다 보는 사람이다. 이는 걱정의 말을 하는 어머니의 마음 열 배쯤 되는 것이다. 아버지는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마음의 표현을 잘 못하는 것이지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자식은 어려서는 아버지가 제일이고 아버지는 모르는 것이 없으며 무엇이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자식은 커져 갈수록 아버지의 수입과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되고 아버지 자존심에 상처를 준다.
자식은 많이 배웠다고 세대를 운운하지만 아버지는 그럴 듯한 아버지가 되지 못해서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며 마음 속으로 운다.
아버지는 뒷동산에 바위 같은 이름이다.아버지는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다.
내일 모레는 내 생일이기도 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의 생신일이기도 한 까닭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인터넷을 항해하다 접했던 "아버지는 누구인가"란 글 가운데 기억에 남는 글귀를 정리해서 옮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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