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봄 햇살과 순한 바다의 모습이 조화를 이루는 화창한 날이다.
자전거도 타고...
우리 향기(강아지)가 흔들다리 무섭다고 벌벌 떨어서 않고 가는 내 모습, 실은 나도 조금 무서웠음 ^^*
궁평항수산물직판장
쭈꾸미 샤브를 먹고 그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서 먹었다. 칼국수 맛이 색다르다.
꽃바람의 시샘에도 희망과 설렘의 움을 틔우는 햇살이 집에만 있을 수 있겠느냐며 밖으로 나오라고 유혹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감성에 민감한 나는 남편과 함께 몇일 전부터 벼르던 서해안 궁평항으로 향했다. 요즘 그 이름이 인기 급상승이라는 알이 꽉찬 쭈꾸미를 생각하면서... 궁평항수산물직판장에 도착하니 사람도 차도 만원이다. 우리는 '만송호'란 이름을 가진 판매점에서 이만원에 쭈꾸미 1kg을 사고 만원으론 샤브육수(무우, 조개 벗섯 파 마늘)를 불판에 얻어주는 포장마차를 찾았다. 반찬이 일절 없는데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고 풍성하게 느껴진다. 아마 그것은 바닷내음과 함께라는 즐거움이 마음을 채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를 먹었다는 걸 실감한 날이다. 쭈꾸미 샤브를 다 먹어갈 즈음 칼국수를 주문했는데 소식이 없어 알아보니 깜박했다는 아주머니를 이해하며 기다려주는 여유를 발휘하고, 자식 자랑하는 어느 아버지의 음성도 흐뭇하게 들어주고, 이곳저곳에서 쏟아내는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이야기에 귓전이 왕왕이지만 그 또한 정겨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나이를 먹는 만큼 마음씀도 넉넉해진 것이리라... 봄향기를 가득 담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타인은 물론 자신을 귀하게 여겨야 스스로 대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하며, 가끔 내 마음을 가족들이 몰라줘도 쓸쓸해 하거나 슬퍼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본 상쾌한 날이다.
2009,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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