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 늘 행복하세요
작은아버지 어머니께 추석인사를 드리러 남편과 함께 가는 길이다.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 빛나 보인다. 얼마만에 진심으로 바라보는 밤하늘인지 모르겠다. 작은아버지 어머니는 이것저것 먹을 것을 내어주시며 언제나처럼 반갑게 맞아 주신다. 작은어머니는 그렇찮아도 너희 줄려고 김치를 담그는 중이였는데, 잘왔다 하시면서 네 입맛에 맞아야 한다며 간을 보라고 하신다. 일흔이 넘으신 작은어머니가 당뇨병으로 힘드신데 나를 주려고 파김치, 배추김치를 담그시는 모습이 나의 마음을 뜨겁게 한다. 작은어머니께 '조카사위가 파김치를 좋아해요 저도 좋아하고요' 했더니, 그러니 나도 파김치를 좋아하는데 하시면서 작은아버지께서 더 좋아하신다.
예전에 나는 친가쪽에 정을 두지 않았었다. 무엇 때문에 친가쪽이 싫었는지 모르겠다... 은연중에 선친의 느낌을 따라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떠한 사람이라도 직접 대하고 자주 마주하다 보면 크게 다른 사람이 없는 법이다. 언제부턴가 작은아버지 어머니께서 명절이면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이들어 아름다운 것은 내 삶의 풍성함을 만들어 가는 능력이 늘어 났다는 것이다.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게 없는 것 같다. 김치 두통을 받아들고 집으로 향하는 발길이 잔잔한 노래소리로 춤을 춘다. 작은아버지 어머니께 사랑해 주셔서 행복하다고 고운 편지지에 정을 가득담은 글을 써서 예쁜 편지 봉투에 담아 빨간 우체통에 넣고 싶다.
20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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