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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부산&대구

미리내 숲 캐빈하우스 &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 - 리스크(Risk)

by 오향란 2016.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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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 높은 곳에 자리한 미리내 숲 

 

우리 남편 만세를 할 만도 하지...

 

쭉쭉 뻗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미리내 숲은 번잡한 도시와는 분명 다른 여유로움이 흐른다.

 

작은사위가 편백나무 있는 곳에는 모기가 없다고 했는데

미리내 숲을 이루는 나무들이 편백나무는 아니었는지... 모기 걱정을 안했으니 말이다.

 

 

우리가 머물던 노인성(복충구조로 된 목조건물)

 

작은사위가 모든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작은딸은 식탁을 차리고, 꿍짝이 척척~

 

수승대에서 올 때 변통해서 만든 식단이어서 상차림이 어설프지만 꿀맛이 따로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연극공연을 보기 위해 낮에 이어서 다시 수승대를 찾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가깝지만은 않은 거리를 오가며 시간 맞춰 저녁식사 준비하랴

연극구경 시켜주랴, 작은사위 혼자 마음 바삐 뛰어다니게 했음이 미안한 마음이다.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 포스터 (2016.07.29~08.15)

 

▼ 국제연극제가 열리는 돌담극장

밤 8시10분 공연시작. 우리가 찾은 7월 29일은 국제연극제가 열리는 첫째 날이었다.

 

작품명: 리스크(Risk)

극단명: 극단사슬, 연출: 이수정, 공연시간: 90분

 

연극 리스크는 이탈리아의 극작가인 '에두아르도 데 필리포'의 작품으로, 이수정 연출자에 의해

약간의 쇼를 곁들인 형식으로, 줄거리는 젊은 부부가 서로의 성격을 조율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그 과정에 총을 등장시켰다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너무 일찍 캐치하게 만든 줄거리가 지루함을 주어 호평을 남기기 어렵다.

굳이 비평을 하자면 유쾌하지도 심오하지도 않은 스토리를 반전도 없이 과잉 되풀이 했다는 게 하나의 이유이고

또 하나는 협소한 공간에 일회성 무대이다 보니 연극 본연의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거창국제연극제라는 명칭 아래 하루에 한 작품만 1회 공연하는 까닭에 골라서 관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위가 예약을 해둔 덕분에 오랜만에 보게 된 연극이었는데 생각에는 미치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 전국대학연극제가 열리고 있는 거북극장

젊음의 함성이 바깥까지 터져 나오는 거북극장은 내가 있었어야 할 곳이 여기였구나 하는 마음을 들게 했다.

 

연극 리스크(Risk) 관람을 마치고 미리내 숲으로 돌아가는 길에 작은사위가 마트에 들러 맥주를 샀다.

미리내 낱말은 밤하늘을 수 놓은 듯한 별무리를 뜻한다지, 자연 속에서 느끼는 시원한 바람, 깨끗한 공기

늦은 밤, 아늑한 미리내 숲, 옥외 식탁에 둘러 앉아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며 마시는 한 잔의 맥주는

어느 맥주 광고에 나오는 시원한 목넘김처럼, 갑갑함을 홀가분하게 날리는 기분이었다.

 

 

▼ 2016.07.30. 아침식사 후 관리동에서 나만의 컵 만들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외손녀들!!

 

나만의 색깔로 그림을 그리고 문구를 넣으면 머그컵에 새겨주는 형식으로

네 살, 열 살이 그려내는 상상력이 깃든 예쁜 머그컵이었는데, 깜박하고 사진에 담지를 못했다.

 

여행일 2016.07.29~07.30.

 

 

작은사위와 함께 다니다 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은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는 삶에 있어 마음의 창이 닫히지 않도록 하는데 처신이 제일이라는 것을 알고 행하기 때문이리라. 수승대 물놀이를 마치고 인근 거리에 있는 숙소 미리내 숲으로 가는 길에 농협 마트에 들러 쌀과 고기 생수 등, 여러 먹거리를 사가지고 미리내 숲 캐빈하우스에 도착해 작은딸이 아이들을 씻기고 나와 남편이 샤워하는 동안, 작은사위가 혼자서 저녁식사 준비를 다했다. 밥은 물론 고기도 굽고 상추도 씻고 국물용으로 라면도 끓이고 요리하면서 나오는 설거지까지 깔끔하게 해치웠다. 나들이 길, 한 끼의 저녁식사가 행복을 노래부르게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아낄 이유가 없는 칭찬의 멘트가 저절로 흘러 나왔다. 우리 작은사위가 최고야 라고, 남편은 무언의 동조로 고기 상추쌈을 입안 가득히 담고... 작은사위야 이날의 모든 이벤트는 정말 최고였단다, 외손녀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던 수승대의 즐거움을, 미리내 숲의 상쾌한 공기를 잊을 수가 없을 것 같구나

아내를 아껴 주고 자식을 사랑으로 대하고 처가를 생각하는 그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게, 작은사위야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살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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