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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케치

노년의 삶에 질을 높여야 한다

by 오향란 2008.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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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수명이 갈수록 높아져 세상이 좋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 한편에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자식들이 부모 모시기를 싫어해 홀로 쓸쓸히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생활하는 노인들이 있다. 이런저런 까닭으로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노인들은 오늘의  현실을 두고 결코 좋은 세상이란 말을 하지 않는다. "고물을 주우러 다닐 수 있을 때가 그래도 좋았어" 라고 하시는 할머니에게서 한탄의 소리를 들었다. 수족이 예전 같지 않아서 자식에게 같이 살 의향을 물었더니 어머니를 모시면 이혼할지도 모른다면서 몇십만원을 쥐여 주고는 집에도 못오게 한단다. 이 말을 듣고있던 다른 할머니는 눈물을 찍어 내시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신다. 손자들이 보고 싶어서 전화를 하면 언짢은 음성으로 해준게 뭐가 있냐고 따져서 전화도 못걸어 '너희들 공부시켰지'란 말이라도 할라치면 자식을 낳았으면 가르치는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줄것도 없으면 바라지도 말라는 식이지 "무자식이 상팔자야 아마 내 속은 새까맣거야" 하신다. 어렵던 시절 우리집의 기둥이 될거라는 믿음으로 훗날을 위해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 자식에게 희망을 걸었는데 믿었던 그 기둥이 희망이 무너지고 절망이 된 것이다.

 

 "다시 산다면 그렇게는 살지 않을거야" 라고 절규하시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자식이 2인칭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는다. 자식이 내맘 같지 않다는 말이다. 불효자란 소리를 듣는 자식을 만든데에는 그 부모에게도 책임은 있다. 예의범절은 가르치지 않고 오로지 공부만 많이 가르치면 집안을 일으킬 것이라며 자식의 하인이 되기로 스스로 자처했기 때문이다. 부모를 내팽개치는 자식들도 자신들의 행동이 옳지 안다는 것을 모를리가 없다. 다만 자라온 대로 부모는 어려워도 잘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부모는 오죽 못났으면 자신의 노후 준비도 못했을까 하면서 경멸을 하는지도 모른다. 젊은 세대들은 매우 이기적이다. 그들은 아마도 자신들의 노후를 잘 설계할 것이다. 기대치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어려운 생활일수록 불효자식을 만들지 않을려면 적성을 봐가며 형편에 맞게 가르치고 변해가는 사회에 대한 준비를 하여 늘어나는 만큼의 노년의 삶에 질을 높여야 한다. 앞으로는 복지제도가 좋아질텐데 공연한 걱정을 한다고 생각할런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기억 한편에 저장해 두었다가 훗날에 맞춰보기 바란다. 의식주 해결하는 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아랫글은 얻어온 글이다.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으나 노인들이 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 이 이야기 속에서 답을 찾아보자.

"누구네 자식은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효자란 말이여, 고급스런 자식 집에 가보면 멋쟁이 며느리 잘난 사위로부터 손자들까지 늙은 모습을 보고 좋아 하겠어, 밥한끼 얻어먹는 것도 눈총 속에 아이들 공부에 방해 된다고 골방에, 차라리 못 가르친 놈하고 욱박지르며 싸우는 편이 훨씬 더 인간답지..."

 

 200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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