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차 남편과 함께 작은사위를 따라 3박 4일(8월9일~8월12일)간
경상도와 전라도를 넘나드는 더위를 즐기고 온 직후라 그 풍경들이 눈 앞에서 삼삼히 서성이는데
정리 차원에서 휴가 떠나기 전날까지 급 뚝딱으로 만든 고춧가루 이야기를 먼저 담을까 한다.
(8월3일 물고추 구입→8월8일 고춧가루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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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추 10kg을 사서 물에 세척을 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세 번의 세척을 마친 물고추는 빠른 건조를 위해 꼭지를 제거하고 작은 포크로 네다섯 군데 찔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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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 후 꼭지를 떼고 숨구멍을 낸 물고추를 식품건조기에 차곡차곡 눕혀서 60도로 건조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실한 물고추 10kg을 이런식으로 말리는데 5일이 걸렸다.
식품건조기를 둘러싸고 있는 페트병들은
건조기 사용시 올라가는 주위 온도를 이용하여 EM활성액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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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건조기의 활약으로 고추 한 개도 버리지 않았지만 정성은 들여야 한다.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어도 시간과 온도를 조절해야 하고
열전도를 고르게 하기 위해 고추가 담긴 층층단을 아래위로 바꿔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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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건조기에서 바싹하게 마른 고추를 꺼내 놓았더니 공기 중에 누그러져서 건조기에서 꺼내자마자 분쇄기에 빻았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너무 마른 고추는 고춧가루 색상이 진하지 않을 뿐더러 거칠게 빻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방아간에서는 고추가 너무 말랐다 싶으면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서 빻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실하고 빛 고운 물고추가 고춧가루 색상을 예상외로 진하게 내지 못하고, 원하는 만큼의 거친 가루를 내지 못했다.
물론 씨까지 빻은 영향이 일부분을 차지하겠지만, 김치용 고춧가루는 색상이 진하고 좀 거친 것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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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만에 뚝딱 만든 고춧가루!!
비록 태양초는 못되었으나 청결함에는 따라 올 고춧가루가 없을 것이다~ ㅎ
실하고 빛깔 좋은 물고추 10kg을 이만오천원에 구입해서 수고를 들인 끝에 고춧가루 1.6kg을 얻었다.
식품건조기에서 바싹 마른 고추를 분쇄기로 빻으면서 씨 제거가 쉽지 않아 씨에도 영양분이 있겠지 하는 심사로
씨까지 빻았는데 1.6kg 밖에 안 나오다니 좀 적게 나왔다 싶은 것이 마음을 살짝 서운하게 했지만
또 하나의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순간의 서운함을 금방 사라지게 했다.
고춧가루 1근을 400g으로 칠 때 물고추 10kg으로 고춧가루 4근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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