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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케치

향기가 난소 종양 자궁축농증 수술을 받았다.

by 오향란 2012.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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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에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평화를 주소서 평화를 주소서

 

하느님 아버지!! 우리 향기를 살려주시옵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옵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향기를 수술해 주기로 마음을 굳힌 후로 미사 시간에 부르던 성가와 기도가 입밖으로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7월 23일

향기의 수술이 밤 9시에 예정되어 있어서 오전에 마음을 달랠 겸

향기와의 추억이 서려 있는 서호공원을 찾아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크로버와 다섯잎크로버를 채취했다.

 

 

 

우리 향기는 사진찍는 것을 아는 것 같다. 언제나 사진을 찍어줄 때면 알아서 포즈를 잘 잡는다.

 

 

 

 

 

 

7월 23일 밤 9시 경에 수술 들어가서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수술을 마친 향기의 몸속에서 나온 난소종양과 자궁이다.  

종양 덩어리의 무게가 20g 빠지는 1kg이다. 향기의 몸무게가 5kg에도 못 미치는 4.8kg인데 1kg이나 되는 딱딱한 종양을 배속에 넣고 있었으니 그동안 향기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을 것 같다.

 

 

 

 

 

수술 받은지 5일째 날의 향기!! (7월 27일)

동물병원 원장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서 수술 자국을 보여 주고 있는 향기!!

 

 

 

향기!! 고마워~ 사랑해~ 수술 잘 견디어 주어서...

향기야! 너의 12살 나이는 지금 세상에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니란다. 잘 먹고 얼른 호전 되어서 아빠 엄마의 자식으로 오래오래 함께해야 한다.

 

 

 

 

향기의 아지트가 되어버린 안마의자

수술 받기 전에는 여기에 앉으면 꽉 차는 모습이었는데 수술 받고 나니 헐렁해진 모양새다.

 

2012.07.30

 

내 짧은 생각이 향기를 여기까지 몰고 온 것 같아 괴로웠는데, 향기의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 망설였는데, 행복이란 긴장된 속에서 어깨의 힘을 빼는 그런 시간인 것 같다. 넘어져 본 사람만이 일어나는 법을 배운다고 향기의 아픔이 나의 마음가짐을 한층 일으켜 세우는 동기를 부여했다. 운이 따라준 것 같다는 생각을 가져보는 향기의 수술도 돌이켜보면 부단한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결코 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노령견인 향기가 터질듯한 배를 감당하며 엄마 따라 산행 할 때에 참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 의한 체력을 키웠기에 회복이란 단어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세상살이란 것은 결국 내가 만들고 이끌어 가는 것이다. 믿음도, 소망도,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을 살면서 사랑을 늘 고파하는 사람은 노력에 앞서 기대감에 의존한 까닭으로 제 멋에 겹게 자란 지저분한 가지들이 미련을 가중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세상에 노력없이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그 무엇도 없다. 다만 내실을 다지는 데는 차근차근한 모양새도 필요한 것이므로 가끔은 단순하게 오늘일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행복한 삶의 한 방법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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