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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케치

친구야 보고싶다

by 오향란 2009.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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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하얀 눈꽃밭으로 변한 우리집 화단

 

 결코 적지않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연속되는 인연들로 인해 사연을 만들고 그 사연들은 추억속으로 들어가고 어느 때가 되면은 그 추억은 희미해지고 한결같이 기억 속에서 지워져간다. 그렇게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도 유독 나를 꼭 잡고 놓아주지 않는 추억이 있다. 오랜 세월 속에 빛이 바래긴 했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춘기 시절의 친구가 그 추억속에 주인공이다. 인터넷상에서 누구의 홈페이지라도 찾을 수 있는 세상이기에 '오향란' 이란  실명으로 블로그를 만들면서 어쩌면 그 친구를 찾을 수 있겠구나 하는 설레임이 있었는데... 내 빚나간 예상에 내가 지쳐가고 있다. 블로그를 만든지도 3년이란 시간이 되어가고 그 동안 다녀간 이들의 수도 이십만이 넘었갔는데, 그렇게 기다리는 그 친구는 나를 찾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친구는 나를 까맣게 잊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그렇다면은 나는 많이 섭섭할 것 같다.

 

 인터넷을 뒤져도 찾을 수 없는 무정한 친구야! 너를 찾고 싶은 심정에 추억 한자락을 적어 볼까 한다. 중학교 때 외향적인 나와는 달리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얌전한 너였기에 네가 학교를 그만둘 때까지 난 너를 잘 몰랐었지, 그후 어느날 다른 학교에 다니는 너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우리는 친구가 되었지, 그때의 너에 모습은 모델을 연상시킬 만큼 예뻤어, 친구야! 기억을 떠올려 보렴, 너와 내가 철둑길을 오가며 나누었던 것은 우정이 아니었겠니... 여름에 서울로 너의 오빠네도 같이 갔었고 추운 겨울날 너의 집 골방에서 촛불을 켜놓고 덜덜 떨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너는 기억할 거야, 술이 먹어보고 싶어서 마음을 조리며 몰래 먹었던 것도 나는 생각난단다. 그때가 벌써 사십년 세월이 되었네, 친구야! 언니가 없는 나는 네가 언니같았단다. 친구야! 올해는 나를 꼭 찾아주지 않으련, 맘놓고 술도 한잔 하고 싶구나. 친구야! 많이많이 보고 싶다.

 

 200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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