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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대전

어둠 속에 찾은 남당리 (2011.09.23)

by 오향란 2011.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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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 남당리

9월 23일 저녁 작은사위를 따라 나선 여행길에 들린 남당리다. 작은사위가 제2의 집 부여집에서 자고 거제도를 가려고 염두에 두었던 것 같은데 남당리를 들려 빙 돌아서 가는 바람에 두시간이면 넉넉히 갈 수 있는 부여집에 5시간이나 걸려 밤 11시에 도착했다. 나는 안다. 왜 이렇게 피곤한 길을 택했는지 그저 작은사위가 고마울 다름이다.

 

 

▼ 대하축제기간이라고 해서 일부러 왔는데 행사 같은 것은 없다. 어쨌든 어느집이 나을까 고르다가 대체로 깔끔해 보이는 이 '신토불이'를 택했는데 예측이 맞았던 것 같다.

 

 

▼ 살아서 팔딱팔딱 뛰는 대하를 눈 질끈 감고 껍질을 벗겨 내고 먹었다. 생것을 껍질 벗긴다는 것이 정도에 지나친 건지 모르지만 달짝지근한 맛이 가히 일품이다.

 

 

▼ 대하구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오염이 우려되어 요즘은 소금을 깔지 않고 은박지를 쓴다고 한다. 해산물은 맛있다고 먹는데 이유가 맞는지 모르겠다.

 

 

대하회를 먹은 후 대하가 구워질 때까지는 전어회와 전어구이가 입안을 채워 주었다.

 

 

음식 사진은 어느정도 먹은 후 생각이 나서 찍는 경우가 많아 깔끔한 사진을 얻기가 힘든데 이 세 마리의 전어구이는 깔끔하게 나온 것 같다.

 

 

밤중에 이 외진 곳을 찾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환하게 밝힌 회센터 거리를 차로 한바퀴 돌아 보았는데 조그만 곳이나 큰 곳이나 사람들이 없는 곳이 없다.  

 

추석에 다녀온 남해의 잔상이 가시기 전인데 작은사위를 따라 또 다른 남녂의 바닷가를 찾아가는 길이다. 긍정적이고 평화로운 감정은 참으로 소중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 아닌 마음 한두 개쯤을 감추고 사는지도 모른다. 좋아하면서도 안 그런 척, 보고싶으면서도 덤덤한 척, 쓸쓸해도 외로워도 즐거운 척, 아파도 슬퍼도 괜찮은 척... 그것은 누구를 기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기 때문으로 견뎌내야 하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하루가 속히 가는 내 안타까운 세월이지만 내 감춰둔 애틋한 마음 하나를 작은사위에게 충동질하여 제 몫을 톡톡히 하고 기억 속으로 사라져갈 구월에게 감사를 표하며 작은사위의 선물과도 같은 구월 끝자락의 예쁜 남녂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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